작년 7월 1일에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이하 SSAFY)에 입과했습니다.
컴퓨터를 복수전공해서, 전공 실력을 더 쌓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수업에 처음 들어갔을 때에는 기가 죽었습니다.
잘 하는 친구들이 왜이렇게 많은지, 저는 알고리즘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고, 코딩테스트가 뭔지도 몰랐는데
너무 대단한 친구들이 많아서 무서웠습니다.
내가 이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9월 7일에 있는 삼성 SW 역량테스트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같은 프로그램의 선배를 찾아서, 제발 도와달라고 사정사정해서 그날부터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7월 5일에 처음으로 BFS 알고리즘을 배웠습니다.
그때부터 9월까지의 기록입니다.
시간이 없는데, 아는건 없고 마음이 너무 급했습니다.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이해가 될 때 까지 그냥 죽어라 봤던 것 같아요.
오후 6시에 교육이 끝나고, 근처 까페에 가서 12시까지 공부하고, 집에 가서 새벽 2시까지 더 공부했습니다.
그냥 이해가 될때까지 계속 봤습니다. 그림도 그려보고 풀고 또 풀고.. 일주일에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대망의 시험날
삼성 SW 역량 테스트는 3시간동안 2문제를 푸는 시험인데, 1문제를 풀어서 LEVEL A를 취득했습니다. (2문제를 다 풀면 A+)
시험이 끝나고 솔직히 정말 아쉬웠습니다.
조금만 더 했다면 A+을 딸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요
그런데 객관적으로 돌아보니, 그냥 실력이 부족했던 거였어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알고리즘의 ㅇ자도 모르는데 시작한지 2달만에 A를 딴 것만 해도 운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오히려 A+을 땄으면 자만하고 풀어졌을 것이라 생각하고(땄으면 더 좋았겠지만, 포기하지 않기 위한 합리화랄까요..ㅎㅎ),
그래 다음 시험때 따면 되지 하고 더 열심히 했어요.
그러고 나서는 빅스비 공모전에 참여했습니다.
9 to 6 수업 + 수업 복습 + 공모전까지 하려니 시간이 너무 없어서
집에 일주일에 세번정도 갔나.. 이틀에 한번은 밤을 샜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이랑 뜻이 맞아서 즐겁게 개발했습니다.
사실 코피 몇번 쏟고 이것저것 고생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즐거워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공모전을 성공적으로 끝냈습니다.
연말 평가를 향해 달려가면서 공부하다가, 처음으로 슬럼프가 왔습니다.
며칠을 밤새서 공부했는데도 이해가 안돼서 너무 답답한데, 옆 친구가 한시간도 안돼서 이해했을 때
내가 진짜 이 길이 맞는걸까, 아닌걸 억지로 붙잡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매일 새벽까지 공부하느라 체력은 바닥인데 멘탈이 무너지니 버틸 수가 없었어요.
담임선생님께 면담 신청을 했습니다.
선생님 얼굴을 보자마자 십분동안 울었습니다.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제 말을 듣던 선생님께서
"지나보니까 결과를 떠나서, 내가 진짜 최선을 다했던 일은 후회가 안남더라.
결과가 안 좋더라도 나는 할만큼 했으니까 하고 넘길 수 있어.
근데, 최선을 다하지 않은 일은 그때 조금만 더 열심히 할걸 하고 후회가 남더라"
이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때로 돌아가도 더 할 수 없을만큼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 생각을 하니 그제서야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니까, 결과가 안좋으면 어쩔 수 없는거지 하고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며칠을 밤새서 봤는데도 이해가 안되면, 될때까지 더 보면 되지, 그렇게 해서라도 이해하면 되는거지 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다시 마음을 다잡고 공부했습니다.
슬럼프 때는 하기싫은데 억지로 붙잡고 보는 느낌이었는데
선생님 말씀을 듣고 나서는 편하게 공부 할 수 있었어요.
저 스스로를 넘으려고 그래 누가 이기나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러다가 운이 좋게 반 1등으로 성적우수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반 친구들이 정말 나랑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노력한게 헛되지 않았구나 싶었습니다.
상을 받고 집에 돌아가서 많이 울었습니다.
공부하면서 진짜 너무 답답해서 이해가 안돼서 화도 많이 내고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처음으로 기뻐서 울었던 것 같아요.
그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이후로는 슬럼프 없이 잘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더 있지만(사실 이건 6개월치 기록..ㅎㅎ), 오늘 풀어야 될 문제가 아직 남아서 이만 줄입니다.
원래 블로그에 일상 글을 잘 안올리는데
갑자기 쓰게 된 이유는
취업 준비를 하면서 약해진 멘탈을
다시 한번 부여잡기 위해서 입니다..ㅎㅎ
늘 후회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가끔은 풀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그러지 않으려고, 다시 다잡기 위해서 쓰는 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My > 목표,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 카카오 여름 인턴십 합격 후기 (2) | 2020.12.02 |
---|---|
2020 카카오 여름 인턴십 생활 + 전환면접 후기 (1) | 2020.11.14 |
2020 하반기 11번가 소프트웨어 신입 채용 서류 + 코딩테스트 + 면접 후기 (3) | 2020.11.08 |
2018년 내가 모르는 기술들 (0) | 2020.02.18 |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 2기 교육생이 쓴 SSAFY의 장점(후기) (1) | 2019.10.31 |
댓글